일진머티리얼즈 매각 속도전 … 8월 중 인수자 결정

입력 2022-05-30 10:56   수정 2022-05-30 10:59

이 기사는 05월 30일 10:5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동박 회사인 일진머티리얼즈가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낸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는 최근 최대주주인 허재명 사장의 지분 53.3%를 포함한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실무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맡았다. 매각 측은 이번주 중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하고 4주 후인 내달 말께 예비입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8월 초 본입찰을 진행해 8월 내로 인수자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일진머티리얼즈의 매각 작업이 순탄하게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티저레터 배포부터 인수자 결정까지 3개월 만에 새주인을 찾게 된다. 기업의 매각 작업이 공개 입찰로 진행될 경우 통상적으로 6개월여 정도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일진머티리얼즈의 매각은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셈이다.

일진머티리얼즈가 3조원 규모가 넘는 대형 매물이라 상세 실사, 자금조달(파이낸싱)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매각 측은 인수할 수 있는 후보군이 제한적인 만큼 진성 원매자만을 중심으로 매각 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차전지 배터리 관련 사업을 하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외 대기업과 칼라일그룹,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티저를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이 서둘러 매각을 진행하는 것은 회사를 빠르게 정상화시키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2차전지용 동박 시장은 2020년 약 30만톤에서 2025년 150만톤으로 수요가 5배 가량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이다.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 배터리 업체의 공급 요청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 매각 작업과 인수 후 통합 작업(PMI) 등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일진머티리얼즈 경영권 매각 소식은 지난주 초 갑작스럽게 알려지면서 시장에 억측이 난무했다. 불과 최근까지도 조단위 인수전에 참여하며 경영 의지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가족간 불화설 등 다양한 억측이 제기됐다. 매각이 극비리에 진행된 만큼 대부분의 임직원들도 뉴스를 통해 관련 사실을 접해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도 급락했다. 매각 소식이 전해진 24일 종가는 주당 9만3900원이었는데 지난 27일 7만8900원까지 10% 이상 하락했다.

다만 허 사장은 지분 매각에 대한 고심을 꽤 오랫동안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허 사장은 경쟁회사인 SK넥실리스가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한데 대해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K넥실리스의 전신은 LG금속 동박사업부로, LS엠트론과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을 거쳐 2019년 6월 SKC가 인수했다. 동박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전사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허 사장도 외부의 자금 조달을 받으며 해외 진출을 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했지만 추가적인 확장에 한계를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머티리얼즈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일진은 이미 오래 전에 형제간 계열사 정리가 다 된 터라 새롭게 계열분리를 할 이유가 없고, 허 사장이 자식들에게 기업을 물려줄 생각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인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과도 논의를 거쳤고, 이번 기회에 회사를 새로운 주인에게 넘기고 동박 관련 사업 일선에서 완전히 손을 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